산양연화 — 폐교에서 만난 여름 저녁의 음악

제주 산양리의 예술곶산양에서 열린 공연 ‘산양연화’ 후기. 폐교 운동장에서 들려온 모허·찰리빈웍스 등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함께 고요한 여름밤의 음악을 기록했습니다.

산양연화 — 폐교에서 만난 여름 저녁의 음악

고즈넉한 마을 산양리

제주 산양리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동네입니다.
차분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오래된 것들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곳이죠.
매년 6월 열리는 반딧불이 축제도 이 마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작은 손전등 조차 없는 캄캄한 공간을 걷는 그 밤길은, 특히 연인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폐교에서 예술을 만나는 공간

이번 공연이 열린 곳은 ‘예술곶산양’이라는 공간입니다.
폐교가 되어 한동안 멈춰 있었던 산양국민학교는
지금은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 공간으로 다시 숨을 쉬고 있습니다.
운동장은 여전히 그대로였고,
그 안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풍경은 꽤 특별했습니다.

여름 바람을 따라 흘러온 음악

‘산양연화’라는 이름의 이번 공연은 JIBS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운동장 한가운데 작은 무대가 세워지고,
햇살과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음악이 하나씩 시작됐습니다.

무대에는 한국대중음악상 포크 부문 수상팀인 모허,
감성과 위트를 오가는 찰리빈웍스,
싱어게인 출신의 김소연과 홍이삭이 함께 했습니다.
어떤 설명보다도, 그냥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던 무대들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저녁

화려하진 않았지만 진심이 있었고,
울림은 크지 않았지만 오래 남았습니다.
소박하지만 정돈된 공간에서 들려온 음악은,
마을의 조용한 분위기와도 참 잘 어울렸습니다.

제주에서 이정도로 완벽한 공연을 본 게 참 오랜만이었는데,
그 시간이 유난히 천천히 흐른 듯한 하루였습니다.

[위치는 네이버 블로그 참고](https://blog.naver.com/jejujournal/223893896706)